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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시] 딜쿠샤에서 만나는 '기쁜 마음'의 이야기, <기쁜 마음을 그리다> 기획전

by 파르헤시아 2025. 5. 10.

쿠샤에서 만나는 '기쁜 마음'의 이야기, &lt;기쁜 마음을 그리다&gt; 기획전

역사와 예술이 만난 특별한 전시를 소개합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딜쿠샤는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 딜쿠샤에서 아주 특별한 기획전 <기쁜 마음을 그리다>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어반스케쳐스 서울이라는 단체와 딜쿠샤가 함께 협력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전시 기간은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11월 23일까지입니다.

 

딜쿠샤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집은 미국인 앨버트 W. 테일러와 그의 아내 메리 L. 테일러 부부가 1924년에 지어 1942년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앨버트 테일러는 AP통신원으로서 일제강점기 당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신 분입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딜쿠샤, 기쁜 마음의 궁전 이야기

딜쿠샤는 단순한 옛집이 아니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과 연결된 장소입니다. 앨버트 테일러는 1919년 AP통신 임시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3.1운동 소식을 접하고 이를 해외에 타전하여 일제의 만행과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그의 아내 메리 테일러는 3.1운동 당시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 브루스를 낳았는데, 이때 독립선언서 복사본이 갓 태어난 브루스의 요람에 숨겨졌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테일러 부부는 1942년 일제의 외국인 추방령에 의해 조선에서 강제 추방될 때까지 이 집, 딜쿠샤에서 살았습니다. 그들이 떠난 후 딜쿠샤는 오랫동안 방치되거나 공동 주택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앨버트의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2006년 한국을 방문하여 딜쿠샤를 찾아내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브루스의 딸 제니퍼 테일러가 조부모의 유품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하면서 딜쿠샤 복원의 중요한 자료가 마련되었습니다.

 

서울시는 딜쿠샤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여 2017년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하고, 복원 공사를 거쳐 2021년 역사 전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약 80년 만에 옛 모습을 되찾은 딜쿠샤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붉은 벽돌 건물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근대 건축에서는 보기 드문 '공동벽 쌓기'라는 건축 기법이 사용되어 구조적 안정성과 단열, 보온 효과가 뛰어났다고 합니다. 건물 외벽에는 'DILKUSHA 1923'과 함께 성경 시편 127편 1절 말씀이 새겨져 있어 집의 이름과 지어진 해, 그리고 부부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딜쿠샤는 행촌동 언덕, 수백 년 된 은행나무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행주대첩의 영웅인 권율 장군의 집터에 있던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행촌동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고도 전해집니다. 테일러 부부는 이 은행나무를 무척 좋아하여 이곳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이 나무는 딜쿠샤를 찾는 이들에게 랜드마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기쁜 마음을 그리다> 기획전의 특징

이번 <기쁜 마음을 그리다> 전시는 딜쿠샤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예술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전시에 참여한 어반스케쳐스 서울은 도시 공간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리는 세계적인 화가 단체입니다.

전시를 위해 딜쿠샤는 2024년에 세 차례 '딜쿠샤데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사전 신청을 통해 초대된 어반스케쳐스 서울 회원 122명은 딜쿠샤의 내외부나 그 의미를 담은 그림 총 176점을 제출했고, 그중 64점이 엄선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전시는 총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첫 번째 주제는 딜쿠샤의 외관을 담은 '은행나무골 붉은 벽돌집, 딜쿠샤'입니다. 딜쿠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붉은 벽돌 외관을 다양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주제는 딜쿠샤의 상징과도 같은 은행나무를 소재로 한 '딜쿠샤를 빛낸 황금빛 꽃다발'입니다. 사계절 변화하는 은행나무의 모습과 그 아래 딜쿠샤의 정경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 세 번째 주제는 딜쿠샤 1층과 2층 거실을 그린 '기쁜 마음의 빛깔'입니다. 테일러 부부가 생활했던 아늑하고 의미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림들입니다. 딜쿠샤 2층 거실은 아내 메리가 '우리 집의 심장부'라고 표현할 만큼 중요한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복원된 거실에는 메리가 쓴 회고록 <호박목걸이>의 제목이기도 한 호박 목걸이(복제품)와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가구와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마지막 네 번째 주제는 앨버트 테일러의 독립 활동을 담은 '딜쿠샤, 어느 독립운동가의 집'입니다. 앨버트 테일러가 AP통신 특파원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활동을 기리는 작품들입니다.

전시된 작품 외에도 '딜쿠샤데이' 행사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과 스케쳐스 회원들이 사용한 화구들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내가 그리는 딜쿠샤' 체험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매력은 관람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입니다. '내가 그리는 딜쿠샤' 공간에서는 준비된 종이와 화구를 사용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딜쿠샤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에 참여시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님은 이러한 체험을 통해 딜쿠샤의 다양한 모습을 느끼고 전시에 직접 참여해보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전시 관람 후기를 개인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거나 딜쿠샤를 직접 그려 전시에 참여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참여 방법은 1월 중에 서울역사박물관 도시유적전시과 인스타그램(@seoulhistoricsites)을 통해 공지된다고 합니다.


딜쿠샤 방문 안내

딜쿠샤는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입니다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개관합니다).

 

딜쿠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일반 관람은 별도의 예약 없이 운영 시간 내에 방문하시면 됩니다. 다만, 건물 보존을 위해 실내에서는 제공되는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합니다. 해설이 있는 전시 관람을 원하시는 경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외국어 해설(영어, 일본어)도 사전 전화 예약으로 가능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별도의 주차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딜쿠샤는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이야기와 한국의 근현대사, 그리고 아름다운 근대 건축 기법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기쁜 마음을 그리다> 기획전을 통해 예술 작품으로 승화된 딜쿠샤의 다양한 매력을 느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딜쿠샤 관람안내, 예약 바로가기 https://museum.seoul.go.kr/www/intro/annexIntro/annex_dilkusha/annex_dilkusha_01.jsp?sso=ok